언젠가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TV 쇼의 인기는 얼마나 많은 불법 다운로드가 기록되냐로 결정됐던 것 같습니다. 특히 지역제한 등의 이유로 합법적인 루트로 보기 어려운 TV 쇼들이 특히 불법 다운로드 빈도가 높은데요.
지난 몇 년간 가장 많은 불법 다운로드를 기록한 TV 쇼는 HBO의 <왕좌의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만 케이블 시청 및 인터넷 스트리밍이 가능한 HBO의 성격상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한 케이블 채널에서만 독점 방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불법 다운로드가 많았었는데요, 이 왕좌(...)를 노리는 새로운 강자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제레미 클락슨, 리처드 해먼드, 제임스 메이가 BBC의 <탑기어>에서 나온 후 의기투합해 만든 아마존의 <그랜드 투어>입니다.
영국의 불법 다운로드 수치를 조사하는 통계 기관 MUSO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월 18일에 공개된 1화는 무려 790만 회의 불법 다운로드 수치를 보였다고 합니다. 2화와 3화도 각각 640만 회, 460만 회의 불법 다운로드 수치를 보였습니다. 올해 방영한 <왕좌의 게임> 시즌 6의 불법 다운로드 수치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작년의 시즌 5는 총 3,200만 회의 다운로드 횟수를 보였다고 합니다. 회차당 평균 다운로드 횟수가 320만 회로, 가장 적은 <그랜드 투어>의 3회보다도 적고, 1회와 비교하면 반도 되지 않습니다. MUSO의 계산 방식도 단일 회차 통계를 비교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클락슨이 제작자 폭행 사건으로 인해 BBC와의 계약이 해지되고, 해먼드와 메이가 그를 따라 자진 하차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그랜드 투어>는 제작비만 1억 6천만 파운드(약 2,356억 원)가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인데요. 회차당 제작비가 1,300만 파운드(약 191억 원)로 <왕좌의 게임> 시즌 6의 회차당 제작비(1,000만 달러 = 약 117억 원)보다도 많습니다. 현재 아마존은 <그랜드 투어>를 단 5개 국가(미국,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에서만 방영하고 있으며, 12월 중에 총 200개 국가에서 방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