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폴로 11호만 기억한다. 달에 처음으로 착륙에 성공했으니까. 하지만 “11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NASA의 아폴로 계획은 달에 사람을 착륙시킨다는 11호에 오기까지 10개에 달하는 선행 미션을 수행해야 했다.
그중에는 팀원 전원이 목숨을 잃는 비극(아폴로 1호)으로 끝난 것도 있었지만, NASA는 각각의 미션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워가면서 달에 착륙할 준비를 착실히 해 갔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것은 단연 1968년 12월 21일에 발사된 8호라 할 수 있다.
19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사람을 달의 땅에 밟게 하겠다는 선언을 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약속을 지켜야 했던 NASA는 8호에서 상당히 위험한 모험을 하게 된다. 바로 달에 가는 것이었다. 그때까지의 아폴로 미션은 달로 가본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지구 궤도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달로 간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닌, 달 궤도에 진입을 해서 공전을 하다가 이탈해서 지구에 무사히 귀환해야 하는 고난도의 과제들이 산재해 있었다. 여기서 하나라도 잘못되면 재앙이었고, 일정은 밀려 케네디의 약속은 물거품이 될 게 뻔했다. 게다가 우주비행사들을 달로 보내기 위해 개발한 새턴 V 로켓은 비록 무인 테스트는 해봤지만 한 번도 유인 테스트는 해보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 촉박을 이유로, NASA는 위험을 감수하고 8호를 진행했다.
결과는 성공. 프랭크 보어먼과 짐 러블, 윌리엄 앤더스는 21일에 지구에서 출발해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달 궤도에 진입했다. 그리고 잠재적 착륙지 후보들의 사진 촬영과 크리스마스 이브 생중계 등의 임무를 진행했다. 이때 찍은 사진이 그 유명한 “Earthrise(지구돋이)”다. 20시간 동안 궤도를 돈 아폴로 8호는 궤도를 벗어나 안전히 착수했다.
올해는 그 아폴로 8호의 50주년. NASA 공인 “문워치”인 스피드마스터를 만드는 오메가가 이 순간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그렇게 나온 것이 바로 스피드마스터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아폴로 8 에디션.
스피드마스터의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라인업은 기존 스피드마스터 기반의 좀 더 현대화된 라인업이다. NASA의 엄격한 조건에 합격한 전통있는 “프로페셔널” 라인업은 그대로 둔 채로, 9300 칼리버 자동 무브먼트와 전후면 사파이어 글라스, 그리고 세라믹 케이스로 현대화를 꾀했다. 검은색 세라믹 케이스로 만들어진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뿐만 아니라, 하얀색인 화이트 사이드 오브 더 문, 회색인 그레이 사이드 오브 더 문 등 다양하다. 아폴로 8 에디션은 이러한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컬렉션의 특징에 프로페셔널의 전통을 합친 이색적인 라인업이라 할 만하다.
아폴로 8 에디션의 전반적 케이스나 다이얼 디자인은 기존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에서 가져왔다. 블랙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44mm 케이스(프로페셔널은 42mm)나 레이싱 타이머를 연상시키는 눈금 등이 그렇다. 하지만 서브다이얼에서 조금씩 차이가 보인다. 초침 서브 다이얼과 시/분 서브 다이얼이 합쳐져 있는 기존의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과 달리, 초침과 시, 분 서브 다이얼이 전부 분리돼 있다. 날짜 창도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 시계의 무브먼트 때문이다. 자동 무브먼트인 9300 대신 프로페셔널의 수동 1861 무브먼트를 가져온 것. 거기에 스피드마스터로서는 최초의 스켈레톤 다이얼로 제작됐다. 스켈레톤 다이얼이라 함은, 다이얼이 표면이 무브먼트를 완전히 덮은 게 아닌, 내부 무브먼트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다는 뜻. 그리고 역시 세라믹으로 만든 다이얼의 표면은 달의 앞면을 형상화했다. 역시 시스루인 케이스백에는 달의 뒷면을 형상화한 모습이다. 이러한 개조 덕분에 이 무브먼트는 1861이 아닌 1869가 되었다.
케이스백에는 “아폴로 8호, 1968년 12월”이라는 문구와 함께 사령선 조종사인 짐 러벨(이 사람은 이후 NASA 최대의 위기 사태였던 아폴로 13호의 사령관이 된다)이 한 말인 “(달) 반대편에서 보자 We’ll see you on the other side”를 새겼다. 스트랩은 노란색의 천공을 새긴 검은색 가죽 재질 스트랩으로, 클래스프도 검은 세라믹으로 단장했다.
문워치의 역사를 간직하면서도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로 앞으로 나아가는 스피드마스터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아폴로 8의 가격은 한국에서 세금 포함 1,22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