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인 조니 아이브 경이 애플의 하드웨어 디자인에서 2선으로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부 전문가들이 전했습니다.
이 이야기가 처음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애플 전문 기자인 존 그루버가 전 맥월드 편집장이자 식스 칼라스의 창업자인 제이슨 스넬과 한 팟캐스트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팟캐스트에서 그루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아이브가 애플 내에서 디자인에 대한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계속해서 알려진 사실입니다. 아이폰 6 시리즈도 동료 디자이너인 마크 뉴슨이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이러한 추측은 작년에 아이브가 새롭게 최고 디자인 책임자로 부임하고, 알란 다이와 리처드 호와스가 각각 신설된 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산업 디자인 부문 부사장으로 임명되면서 다시금 부채질됐습니다. 심지어 아이브가 곧 애플을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았지만, 그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아이브나 애플은 부인했었습니다.
그루버의 이러한 코멘트는 아이브의 애플 사임설에 다시 기름을 붓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애플이 지난주에 내놓은 포토 북인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개발자인 스티브 트로튼-스미스는 책이 아이브가 재직한 지난 20년 간 나온 제품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애플이 아닌 아이브의 포트폴리오이자, 마지막 작품이 아니냐”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루버는 나중에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직접 글을 썼습니다. 아이브가 제품 디자인에서 후퇴하긴 했어도 여전히 그가 모든 디자인 부문을 총괄하고 있으며, 그의 입김이 안 들어간 제품은 여전히 없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아이브가 당분간 애플을 떠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썼습니다.
물론 언제나 아이브가 애플의 디자인을 총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는 불사신이 아니니까요.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바통을 이어줘야 하겠죠. 하지만 그게 지금이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