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서 21년을 근무한 베테랑 개발자가 퇴직 후 애플 스토어의 고객 지원 부서인 지니어스 바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에 올라온 3일(현지 시각) 기사에 따르면, 애쉬튼 애플화이트 기자는 최근 2008년 애플에서 퇴직한 JK 샤인버그(JK Scheinberg)를 만났다고 합니다. 54세의 나이에 애플에서 퇴직한 이후에도 심심했던 그는 애플 스토어의 지니어스 바 부문에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때 진행된 단체 면접 참가자들의 평균 나이보다 두 배나 높았음에도 그는 꽤 자신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럴 만도 했습니다. 샤인버그는 2006년 애플이 맥OS(당시 OS X)를 인텔 플랫폼(x86)으로 이주시키는 대형 비밀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베테랑 개발자였으니까요. 우리가 맥을 부트 캠프를 통해 윈도우로 듀얼 부팅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모두 샤인버그 덕분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당시의 이야기는 그의 아내인 킴 샤인버그가 인터넷 게시판 쿼라(Quora)에 남긴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애플의 본사가 있는 서부 해안에서 동부 해안으로 이사를 하고 싶어 한 샤인버그는 이를 위해 좀 더 개인적인 프로젝트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것이 바로 OS X을 인텔 플랫폼으로 이주시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그의 보스인 조 소콜(Joe Sokol)이 진행 상황 확인 차 2001년 12월에 샤인버그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조가) 사무실에 찾아왔을 때, JK는 애플 사무실에 세 대, 그리고 집 사무실에 또 다른 세 대의 PC를 가지고 있었다. 모두 커스텀 빌드 PC를 판매하는 친구에게서 구매한 것이었고(회사 내 아무도 JK가 작업하고 있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정상적인 애플 채널로는 구매할 수 없었다), 모두 맥 OS를 돌리고 있었다.
조는 JK의 사무실에서 JK가 PC에서 “매킨토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화면을 띄우며 맥 OS로 부팅하는 모습을 놀란 얼굴로 쳐다봤다.
그는 잠시 조용히 있더니, “기다려봐요”라고 말하며 밖으로 나갔다.
몇 분 뒤에, 그는 베트랑드 설렛(Bertrand Serlet, 당시 OS X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과 함께 돌아왔다.
그때 JK를 데리러 나와 맥스(한 살짜리 아들)도 와 있는 상태였다. 베트랑드는 PC가 부팅되는 것을 지켜보더니 “(소니) 바이오에 이걸 올리려면 얼마나 걸릴까요?”라고 물었다. “별로 안 걸릴 거예요”라고 JK는 답했고, 베트랑드는 “2주? 아니면 3주?”라고 되물었다.
JK는 답했다. “두 시간이면 돼요.” 길어봤자 셋.
베트랑드는 당장 프라이스(Fry’s, 서부 해안의 유명한 컴퓨터 체인점)로 가서 거기에 있는 가장 비싼 최고급 바이오 노트북을 하나 사 오라고 말했다. 그래서 JK는 나와 맥스를 데리고 가서 한 시간도 안 돼서 하나 사 왔다. 그러고 그 날 저녁 7시 반쯤 되자, 맥 OS가 그 바이오 노트북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스티브 잡스는 소니 회장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쿼라에서 발췌
다시 7년 뒤, “면접이 끝난 후, (애플 스토어의) 면접관들은 저에게 ‘곧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 연락은 오지 않았습니다.” 샤인버그는 이렇게 회상했다고 합니다.
애플화이트는 고연령 취업이 잘 되지 않는 사회를 꼬집는데 이 이야기를 사용했습니다. 샤인버그만큼 지니어스 바에 어울리는 사람도 없는데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를 채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애플 스토어는 실제로 평균 고용 연령이 매우 낮기로 악명이 높고, 고연령 취업 문제는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미국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