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현행 911(코드넘버 991)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을 발표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 프리미어를 가지고 12월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원래 911이 풀 모델 체인지 이후 페이스리프트를 한 번 정도 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나 이 911 페이스리프트는 특별하다. 왜냐하면 처음으로 자연흡기를 완전히 포기한 911이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이미 2016년에는 911 전 모델에 터보차저가 장착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현실이 됐다.
911 카레라와 카레라 S 모두 트윈 터보차저를 장착하게 된다. 배기량은 모두 3리터로 감소됐지만, 최대출력은 카레라가 370마력, 카레라 S가 420마력으로 둘 다 현행 911보다 20마력 늘어난다. 최고속도도 5-6km/h, 0-100km/h 도달 시간도 0.2초 줄었다. 뉘르부르크링 트랙에서의 랩타임도 10초 줄어 7분 30초만에 완주했다.
911이 터보로 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배기량을 줄이면서도 출력은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배기량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탄소배출은 줄어들고, 연비는 늘어난다. 이것을 "다운사이징"이라고 한다. 다운사이징은 요즘 고성능 차 제조사들 가운데 트렌드다. BMW의 신형 M3/M4도 구형의 V8에서 직렬 6기통 터보로 바꾸면서 출력을 늘렸고, 심지어 페라리의 488 GTB도 458 이탈리아보다 배기량을 0.7리터나 줄인 3.9리터 V8 트윈터보로 출력을 늘렸다.
포르쉐의 이런 행보들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겠지만, 911 팬들로서는 996에서 공냉식을 버리고 수냉식을 선택한 것만큼이나 아쉬운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어쩌리. 그게 요즘 트렌드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