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7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빌 그래이엄 시빅 오디토리움에서 10세대 아이폰, 아이폰 7을 공개했습니다. 7이니까, 새로운 것들을 7가지에 맞춰서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새로운 디자인
새롭다고 하기는 약간 민망하지만, 아이폰 7은 확실히 아이폰 6나 아이폰 6s와는 약간 다른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테나선은 가장자리에만 남아있고, 카메라 부분도 약간 달라진 모습입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미 유출로 하도 많이 봐서 익숙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이폰 7에는 기존의 실버, 골드, 로즈 골드 외에도 새로운 블랙 색상이 2종 추가됩니다. 바로 블랙과 제트 블랙입니다. 블랙은 기존의 알루미늄 표면을 유지하는 무광의 블랙이지만, 제트 블랙은 엄청난 광택을 자랑하는 검은색입니다. 2013년형 맥 프로와 비슷한 색이죠. 제트 블랙은 128GB과 256GB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홈 버튼은 아이폰 최초로 물리 버튼이 아닌 압력 감지 소프트 버튼으로 바뀌었습니다. 더욱 강력해진 탭틱 엔진으로 기존의 홈 버튼 수준의 감촉을 전달할 수 있고, 누르는 압력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2. 이어폰 단자가 없다
이 부분도 전혀 놀라운 부분은 아닙니다만, 아이폰 7에는 이어폰 단자가 없습니다. 여기에 대해 애플의 필 쉴러 세계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용기”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미래를 위해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차용할 용기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 이유를 들었는데요, 먼저 라이트닝 단자라면 충분히 이어폰 단자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고, 이어폰 단자 부품을 넣느라 공간에 제약이 생기는 문제도 있으며, 그리고 진정한 미래는 무선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애플의 의견에 동의하느냐 동의하지 않느냐는 일단 제쳐놓고, 이제 이어폰 단자가 사라졌으니 새로운 액세서리가 나와야 하겠죠. 일단, 애플은 아이폰 7에 라이트닝 단자에 꽂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어팟과 라이트닝 단자에 기존 3.5mm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 어댑터를 같이 제공합니다. 여기에 ‘에어팟(AirPods)’라고 불리는 새로운 무선 이어폰을 선보였습니다.
이어팟에서 케이블을 잘라낸 것과 같은 이어팟은 블루투스가 아닌 커스텀 무선 규격을 사용합니다. 페어링이 매우 간편하고, 한 번의 페어링으로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애플 워치, 그리고 아이클라우드의 연속성 기능을 통해 다른 맥이나 아이패드에까지 모두 한 번에 연결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자유롭게 호스트 오디오 기기를 스위칭할 수 있기도 합니다. 톡톡 건드리면 바로 시리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내장된 배터리는 최대 5시간을 연속으로 재생할 수 있고, 함께 제공되는 배터리 케이스를 통해 최대 24시간동안 재생할 수 있습니다.
3. 아이폰 최초의 스테레오 스피커
아이폰 7에는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됩니다. 하나는 하단부 스피커, 다른 하나는 수화기 부분에 넣었습니다. 또한 스피커 하드웨어를 손봐서 아이폰 6s보다 두 배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4. IP67 방진방수
아이폰 7은 최초로 IP67 등급 방진방수를 지원합니다. IP67은 움직이는 부품에 대한 먼지의 침투를 완전히 방지할 수 있고, 최대 1미터의 수심에서 15분 정도를 버틸 수 있는 수준의 방진방수 성능입니다. 빗속이나 샤워를 할 때 아이폰을 쓸 수 있게 되고, 변기 같은 곳에 빠지더라도 침수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아이폰을 들고 수영을 하시면 안 됩니다. 그건 애플 워치 시리즈 2만 가능합니다.
5. 향상된 디스플레이
아이폰 7에는 사양이 개선된 새로운 레티나 HD 디스플레이를 사용합니다. 이 새로운 디스플레이는 기존 모델과 해상도와 크기는 같습니다. (4.7인치 1334x750, 5.5인치 1920x1080) 하지만 25% 더 밝아졌으며, P3 수준의 광색역을 지원하는 새로운 IPS 패널을 썼습니다. 그리고 향상된 탭틱 엔진 덕분에 3D 터치 동작을 수행할 때 좀 더 세분화된 진동이 가능해졌습니다.
6. 최신형 카메라
아이폰 7에는 새로운 카메라가 들어갑니다. 1,200만 화소인 점은 그대로이지만, 일단 센서가 더 커졌고 렌즈도 최대 개방 조리개가 F1.8인 6매짜리 신형 렌즈를 탑재했습니다. 4.7인치 모델에는 처음으로 광학식 손 떨림 방지 기능(OIS)도 들어갑니다. 새로운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는 1,000억 개의 사진 관련 계산을 단 0.025초만에 끝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아이폰 7 플러스에 들어간 듀얼 카메라입니다. 각각 1,200만 화소에 OIS가 장착된 이 카메라들은 각각 다른 렌즈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과 같은 28mm 광각, 그리고 다른 하나는 56mm 망원렌즈입니다. 이 렌즈들을 이용해 2배 광학 줌을 구현해냈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입니다. 또한, 두 카메라와 기계학습 기능을 사용해 초점을 맞춘 피사체는 더욱 선명하게, 배경은 더욱 흐릿하게 해주는 피사계 심도 효과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효과는 올해 말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7. 아이폰 최초의 쿼드 코어 프로세서 ‘A10 퓨전’
새로운 아이폰이니 역시 새로운 프로세서가 출시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세서는 종전과 많이 다릅니다. 일단 이름부터가 특이합니다. 그냥 ‘A10’이 아닌 ‘A10 퓨전’입니다. 그리고 애플의 모바일 프로세서인 A시리즈와 다르게 최초의 쿼드 코어 프로세서입니다.
A10 퓨전 프로세서 안에는 두 개의 고성능 코어와 두 개의 저전력 코어가 있습니다. 고성능 처리가 필요할 때는 아이폰 6의 A8보다 두 배 빠른 고성능 코어가 작동하고, 그 외에는 고성능 코어보다 전력 소모율이 1/5 수준인 저전력 코어가 작동합니다. 이러한 저전력 설계를 통해 A10 퓨전 프로세서를 탑재한 아이폰 7은 아이폰 6s보다 배터리 시간이 2시간 길어지고, 아이폰 7 플러스는 6s 플러스보다 1시간 더 길어집니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 역사상 가장 배터리 시간이 긴 아이폰이라고 합니다.
출시 일정과 가격
아이폰 7과 7 플러스는 9월 9일부터 예약 판매에 들어가며, 16일에 총 28개국에서 1차 출시를 합니다. 역시나 한국은 10월에 출시되는 2차 출시국 일정에까지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가격은 아이폰 7의 경우 종전과 같은 649달러(약 72만 원)이지만, 아이폰 7 플러스는 6s 플러스에서 20달러가 오른 769달러(약 85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용량은 32/128/256GB로 새롭게 개편됐습니다. 아이폰 6s는 100달러 할인되며, 역시 32/128GB의 용량 업그레이드를 받습니다.
에어팟은 10월 말에 출시되고, 가격은 169달러(약 19만 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