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브리핑 - 2018년 12월 6일

12월 6일 외신 브리핑입니다. 오늘은 길이 조절을 실패했습니다. 쿠도캐스트도 그러더니...

페이스북 내부 문건, 영국 하원을 통해 유출

페이스북에 대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는 영국 하원이 미국에서 벌어질 소송에 사용될 예정이었던 250쪽에 달하는 페이스북의 내부 문건을 인터넷에 그냥 공개해버려서 논란입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영국 하원에서 페이스북과 가짜 뉴스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는 위원회를 이끄는 의원인 대미안 콜린스는 페이스북과 반독점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Six4Three라는 스타트업의 대표 테드 크래이머가 영국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Six4Three는 친구들의 비키니 입은 사진을 검색해주는 페이스북 앱을 개발한 회사였으며, 이 앱이 개발된 2013년 당시에는 페이스북의 가이드라인에 전혀 문제가 없었으나, 2015년에 페이스북이 관련 정책을 변경하면서 앱의 기능을 정지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자 페이스북을 반독점으로 고소한 것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콜린스는 경찰을 동원해 크래이머가 머무는 호텔로 쳐들어가 문서를 넘기지 않으면 벌금형과 징역형을 당할 수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이 압박에 크래이머는 거의 반강제로 법원이 기밀로 규정한 문서를 넘겨야 했습니다. 250쪽에 달하는 이 문서는 마크 저커버그가 직접 보낸 이메일 서신 등 이번 소송과 관련된 페이스북의 내부 문건이 그대로 담겨 있었으며, 콜린스는 이 내부 문건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그리고 우려하던 일이 터진 것입니다. 콜린스는 영국 법에서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잘못하면 영국과 미국 사이의 외교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에서 기밀로 규정한 문서를 영국 하원에서 조사에 필요하다면서 멋대로 당사자를 협박해 넘겨받은 것도 모자라, 문제의 문서를 인터넷에 공개한 것은 어떻게 보면 심각한 결례일 수 있기 때문이죠. 페이스북 입장에서도 엉뚱한 곳에서 문서가 유출돼 버렸으니 PR 사태겠죠.

그렇다면, 이 문서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 있었을까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1. 새로운 페이스북 플랫폼(3.0)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특정 대형 개발사들과 따로 계약을 맺어 일부 앱은 정책에서 예외로 둔 경황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정책이 친구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부분.
  2. 안드로이드용 앱에서 통화나 문자 기록을 수집한다는 걸 들키면 PR에 상당히 문제가 될 것임을 알고도 사용자 증가 등 이득이 더 많을 거라 생각해 그냥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들켰죠)
  3. 페이스북이 인수한 VPN 앱 오나보를 이용해 고객들의 모바일 앱 사용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그것도 고객 동의 없이)
  4. 페북과 경쟁할 만한 관계에 있는 앱들은 개발자 액세스 거부 등의 수법으로 말라죽게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것이 바인)

페이스북은 바로 “이 자료에 묘사된 것은 한 쪽만 보여준다”라는 내용의 반박 보도자료를 내긴 했으나, 문건의 내용을 부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애플, 아이폰 XR 케이스와 18W USB-C 충전기 발매

아이폰 XR 투명 케이스

아이폰 XR 투명 케이스

애플이 오늘 아이폰 XR 전용의 투명 케이스와 18W USB-C 충전기를 발매했습니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새 아이폰과 함께 새로운 케이스를 선보여 왔었지만, 새로운 폼 팩터의 XR은 어떠한 공식 케이스 없이 출시했습니다. 투명 케이스에 대한 언급은 아이폰 XR 발표 당시 일부 국가의 보도 자료에서 언급되긴 했었으나, 정작 XR의 출시 때는 씨알도 보이지 않았었죠. 애플 입장에서는 첫 투명 케이스인데, 아마 XR의 색을 잘 보이게 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은 49,000원입니다.

18W USB-C 충전기

18W USB-C 충전기

그리고 18W USB-C 충전기도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2018년형 아이패드 프로에 포함되는 그 충전기입니다. USB-C 라이트닝 케이블을 구매하면 아이폰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격은 39,000원.

애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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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오늘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대한 새로운 업데이트를 선보였습니다. macOS 10.14.2와 iOS 12.1.1, tvOS 12.1.1이 배포되었는데, 이 중 iOS 12.1.1을 얘기해보죠.

iOS 12.1.1은 이런저런 버그 픽스와, 페이스타임 화면에서 카메라 뒤집기 버튼이 더 보기 메뉴 안으로 숨어 있었던 부분을 바꿨고, 1:1 페이스타임 통화 중에는 라이브 포토를 캡처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아이폰 XR에서 햅틱 터치로 알림을 미리 볼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고, XS와 XS 맥스, XR에서 전자심을 지원하는 통신사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마침 오늘 AT&T에서 미국 통신사 중 최초로 전자심을 지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홈팟용 iOS 12.1.1에는 중국어 지원이 추가됐는데요, 중국 출시가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애플은 내년 초에 홈팟을 중국과 홍콩에서 판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애스턴 마틴, “빈티지 애스턴 전기차로 바꿔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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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 마틴이 빈티지 차량을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나날이 배기가스 기준이 높아져가는 가운데, 이런 기준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만들어진 50년 된 엔진은 곧 공공도로에서 굴리지도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애스턴 마틴이 전기차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이미 4도어 세단인 레피드의 전기차 버전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고요. 애스턴 마틴의 이런 개조 작업은 운전자가 원한다면 다시 휘발유 엔진 구동계로 바꾸기 용이하도록 배기구나 회전계, 연료계 등을 그대로 남겨둔다고 합니다.

이미 재규어는 E타입을 전기 구동계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요, 이 전기차는 해리 왕자의 결혼식에도 모습을 드러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크롬북에 대항할 새로운 OS 준비중?

마이크로소프트가 크롬북에 대항할 새로운 경량 운영체제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입니다. “라이트”라는 코드명을 가진 이 운영체제는 UWP와 PWA만 구동하는 방식으로, 크롬을 통한 웹앱과 안드로이드 앱을 구동할 수 있는 크롬 OS와 상당히 유사한 설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 윈도우 10에서 Win32 앱을 설치를 막는 10 S를 급하게 없앤 건 이 운영체제를 위한 것이라고 기사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운영체제는 윈도우 10과 완전히 다른, 별개의 운영체제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심지어 UI도 윈도우와 완전히 다르다고 합니다.

이 새로운 운영체제는 윈도우 10의 출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바뀐 정책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운영체제 자체는 좀 더 서비스처럼 제공하는 철학이 더 돋보인다고나 할까요? 현재 이 운영체제는 2019년 빌드에 처음으로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5G 시연, “속도는 못 보여줌”

어제 전했듯이 현재 하와이에서는 퀄컴이 스냅드래곤 서밋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5G를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855를 선보이면서 다양한 5G 네트워크 시연이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더 버지의 보도에 따르면 시연 자체는 시원찮았다고 합니다.

문제의 속도는 대부분 140 Mbps 선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400 Mbps를 돌파하기도 하는 기존의 LTE 망보다도 느렸습니다. 행사장에 중계기를 설치한 에릭슨의 설명에 따르면, 주파수 스펙트럼이 고작 100 MHz라 제대로 된 속도를 내기가 힘들었다고 합니다. 이상적으로 속도를 내려면 최소 400~800 MHz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거죠.

거기에 망 문제도 있습니다. 당장 AT&T는 4주 뒤에 5G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지만, 이 서비스가 시작되는 도시는 고작 여섯 곳입니다. 이게 지금의 LTE 수준으로 퍼지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거라는 것입니다. 정작 기존 스마트폰보다 200~300달러 더 비싼 돈을 내고 5G 스마트폰을 사고, 더 비싼 요금제에 가입했더라도 5G 지원 도시에 살지 않으면 LTE만 쓰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는 어차피 국토 넓이가 작은 한국에서는 큰 상관이 없을 수 있지만, 아직 LTE가 국토 전체를 커버하지 못하는 미국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웨이 CFO, 캐나다에서 체포

화웨이의 CFO이자 창업자인 런정페이의 딸인 멩왕저우가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고 글로브 엔 메일이 보도했습니다. 멩왕저우는 12월 1일에 밴쿠버에서 체포됐으며, 이미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다고 합니다. 죄목은 화웨이가 이란에 통신장비를 수출하면서 무역 제재를 위반했다는 것인데요, 아직 정확한 정보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공식 성명을 통해 “아직 멩왕저우가 정확히 무슨 이유로 체포됐는지 경위를 파악 중”이라며 “화웨이는 UN, 미국, 그리고 EU의 무역 제재 법을 포함해 현재 사업을 하는 모든 국가의 법을 지키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