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외신 브리핑입니다. 오늘은 유난히도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소식이 많네요.
페이스북, 다른 기업에게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특별 권한 부여
페이스북 관련 소식으로 바람 잘 날이 없는 요즘입니다. 여기에 또 다른 페이스북 관련 폭로가 나왔는데요. 이번엔 뉴욕 타임스가 270쪽에 달하는 내부 문서를 분석해본 결과, 페이스북이 일부 기업들에게 페이스북이 가진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특별한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권한 부여는 서로에게 윈윈이었습니다. 이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사용할 수 있었고,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이 기업들이 돌려주는 데이터를 활용해 페이스북의 영향력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었습니다.
기사에 언급된 예로는, 스포티파이나 넷플릭스는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자의 메시지를 쓰거나 읽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으며, (두 기업 모두 페이스북이 그 정도까지 권한을 부여한 줄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야후는 2011년에 서비스가 중단됐던 페이스북 친구들의 실시간 포스트 피드를 볼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야후는 이 권한을 광고에 쓰지 않았다고만 밝혔습니다) 이 기사가 나온 뉴욕 타임스도 기사 공유 앱을 위해 사용자들의 친구 리스트를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애플은 사용자들의 친구들의 연락처나 캘린더 기록 등을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애플은 주어진 권한의 존재를 몰랐으며, 설령 그런 데이터가 공유됐다 하더라도 기기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외부 업체의 데이터를 돌려받아 자사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썼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논란이 아직도 많은 “여러분이 알 만한 사람” 기능인데요, 페이스북은 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페이스북 내에서 직접적 교류가 없더라도 친구를 추천할 수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가끔 페이스북을 쓰며 느낀 “난 이 사람이랑 페이스북에서 만난 적도 없었는데 어떻게 아는 거지?”라는 생각이 현실화가 된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관행이 예전에 미국 공정거래위원회(FTC)와 맺은 동의안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2009년에 페이스북은 “더 나은 인터넷”을 위시로 당시 4억 명의 사용자의 데이터 공개 범위를 퍼블릭으로 돌려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FTC는 당시 페이스북의 관행을 조사한 후, 고객을 속이는 행동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국 페이스북은 FTC의 허락 없이는 사용자 데이터를 제3자와 공유하지 않겠다는 중재안을 맺어야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러한 업체들도 페이스북의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했기 때문에 동의안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iOS 12.1.2, 퀄컴의 소프트웨어 특허 우회 적용
이번 주에 나온 iOS 12.1.2가 퀄컴의 소프트웨어 특허를 우회 적용한 것임을 애플이 확인했습니다. 이 부분은 지난주에 중국이 내린 아이폰 수입 금지와 관련이 있는데요, 애플은 이미 이후 iOS에 이 특허를 피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에서 아이폰을 샀다면 몇 가지 변화가 눈에 뜨이는데요, 대표적으로 앱 전환 메뉴에서 앱을 종료할 때 앱이 쓸어 올라가는 것이 아닌, 그냥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애니메이션이 수정됐습니다. 다른 국가에서 구매한 아이폰은 이전과 똑같이 앱이 쓸어 올라갑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들어간 퀄컴 특허는 중국에서만 취득됐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해당이 없어서 그런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별개로, iOS 12.1.2가 퀄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일정에서 별개로 투입된 업데이트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이폰에만 업데이트가 적용되는 점도 그렇고, 이전 12.1.2 빌드 번호가 16D부터 시작했는데 이번 공개 빌드가 16C인 것도 이러한 추측에 설득력을 줬습니다. 결국 애플은 오늘 배포한 iOS 12.1.3의 첫 베타에 “베타 2” 딱지와 16D 빌드 번호를 주면서 이게 사실임을 확인시켰습니다.
한편, 퀄컴은 애플이 계속 아이폰을 판매하면서 중국 법원의 명령을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현재 수입 금지에 항소한 상태에서, 판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스템에 유해한 소프트웨어를 폐쇄된 환경에서 돌릴 수 있는 윈도우 샌드박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를 폐쇄된 환경에서 안전하게 구동할 수 있는 윈도우 샌드박스라는 기능을 2019년 상반기 정식 버전 배포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능은 간단히 말해, 윈도우의 내장 가상 머신입니다. 하지만, 일반 가상 머신과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는데요. 첫 번째로 호스트 OS와 더욱 긴밀한 연동이 된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호스트의 파일과 공유가 된다는 점인데요, 이를 활용해 메인 OS가 업데이트되면 샌드박스 OS도 똑같이 업데이트됩니다. 또한, 완전히 독립적인 시스템인 일반 가상 머신과 달리, 호스트 OS가 샌드박스 내의 프로세스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성능을 능동적으로 조정해 호스트 OS의 작업에 연산능력을 밀어줄 수 있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매번 끄고 켤 때마다 상태가 완전히 리셋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매번 켤 때마다 깨끗한 빌드의 윈도우로 시작하게 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스템에 유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프트웨어를 폐쇄된 환경에서 안전하게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습니다. 그 액티브X 뭐시기가 생각나는군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가상 머신 솔루션을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예전 윈도우 7 시절에는 XP 호환성 문제 개선을 위해 사실상 XP 가상 머신을 제공하는 XP 모드라는 것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그 때와 비슷한 솔루션이 다른 목적을 가지고 다시 등장한 셈이죠.
윈도우 샌드박스는 윈도우 10 프로나 엔터프라이즈 버전에 제공되며, 오늘 나온 인사이더 18305 빌드에서 테스트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과연 애플이 페이스 ID와 터치 ID를 모두 내장할까? 특허 출원
아이폰 X의 루머가 돌 때, 터치 ID 지문 인식과 페이스 ID 얼굴 인식을 둘 다 넣는다는 소문이 돌았었던 적이 있습니다. 결국 나온 아이폰 X은 당연히 터치 ID가 빠졌고, 애플은 이후 인터뷰를 통해 “이미 출시 18개월 전부터 페이스 ID만 달기로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 공개된 특허는 최소한 애플이 둘 다 넣는 것을 고민은 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특허는 사실상 페이스 ID의 전반적 UX 적용에 대한 특허인데, 얼굴을 돌려서 등록을 하는 것과 페이스 ID로 소프트웨어 내 인증(앱 스토어에서 앱을 구매할 때 등) 방법 등 아이폰 X에 실제로 적용된 페이스 ID 관련 UX를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페이스 ID가 실패할 경우, 2차 방법으로 인증을 대신하는 과정에 터치 ID가 언급됐다는 것입니다. 이 버튼을 누르고 지문으로 대신 인증을 시도할 수 있도록 짜여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물론 이 특허는 어디까지나 애플이 아이폰 X의 페이스 ID를 개발하고 있을 때 터치 ID와 같이 채용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출원한 것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겠죠.
구글, 유튜브 에지 사보타주 사태는 버그였을 뿐
어제 외신 브리핑에서 에지 개발팀에서 일했다는 전 직원(인턴이었다고 합니다)이 구글이 일부러 에지나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의 다른 브라우저를 사보타주했다는 주장을 했었다고 전해드렸죠. 거기서 대표적으로 든 예가 바로 유튜브 비디오에 빈 div 태그를 넣어 에지의 하드웨어 가속을 쓸모없게 만들어버렸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오늘 구글이 더 버지에 전한 입장을 통해 해당 문제는 버그였고,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고쳤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분은 어제의 마이크로소프트 인턴이 주장한 “구글은 우리(에지 개발팀)의 요청에 어떠한 답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 부분과 대조됩니다. 또한 구글은 웹 플랫폼 테스트 프로젝트나 오픈소스 크로미움 프로젝트 등의 표준 단체를 통해 브라우저간 호환성을 향상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더 버지는 지난 7월에 모질라의 프로그램 매니저가 유튜브 페이지의 폴리머 재설계가 크롬만에서만 지원되는 사용 자제가 권고(deprecate)된 쉐도우 DOM v0 API를 사용하면서 파이어폭스나 에지에서 페이지 렌더링이 5배 느려졌다는 주장을 했다는 점을 들면서 선례가 있었음을 지적했습니다. 더 버지는 그 이전에 구글 크롬 개발팀 자체가 웹 표준을 지향할지는 몰라도, 다른 구글 팀은 크롬 우선의 개발 정책을 펴면서 다른 브라우저를 차별하고 있다는 논조의 칼럼을 내기도 했었습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중립적인 위치를 취하면서 “구글은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을 줬고, 마이크로소프트 에지의 미래를 같이 만들어낼 파트너”라는 애매한 논평을 남겼습니다. 진실은 저 너머겠죠.
마이크로소프트, 마스터 치프 테마의 의수 기부
마지막은 훈훈한 이야기로 끝내볼까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자회사이자 “헤일로” 시리즈의 총괄 개발을 맡고 있는 343 인더스트리가 어린이들을 위해 의수를 만들어주는 비영리단체 림빗리스(Limbitless, ‘팔/다리’를 뜻하는 limb과 limitless의 합성어) 솔루션과 협력해 시리즈의 주인공 마스터 치프 테마의 의수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의수는 게임에서 마스터 치프가 “헤일로 2”에서 처음 입고 등장한 마크 6 묠니르 전투복 디자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EMG 센서도 달려 있어서 착용자가 손을 움직여 물체를 잡는 것도 가능합니다. 외장은 3D 프린터로 인쇄되기 때문에 다른 의수와 비교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작할 수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림빗리스는 마블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의 콜라보로 아이언맨 디자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라이엇 게임즈와의 콜라보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 디자인을 테마로 한 디자인을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