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주말에도 일정이 몰아치면서 약간 늦어진 외신 브리핑, 출발합니다!
(다음 주도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업로드 일정 조율이 있을 예정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머스크, 트위터 내부고발자 소환한다
지난주를 뜨겁게 달궜던 소식 중 하나가 바로 트위터의 내부고발자인 피터 젯코의 이야기였습니다. 비록 외신 브리핑에서는 다루지 않았으나, 쿠도캐스트 178회에서 이 이야기를 자세히 다뤘으니 한 번 들어보시고 읽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해당 챕터의 유튜브 버전 링크)
간단히 말해, 2020년의 해킹 사건 이후에 당시 CEO였던 잭 도시가 고용한 보안책임자이자 유명한 화이트 해커인 젯코가 트위터 전반에 퍼져 있는 낮은 보안의식을 지적했다가 해고당했고, 결국 관련 내용을 공개적으로 내부 고발한 내용입니다.
이 상황을 기회라고 볼 사람이 있다면, 역시나 44억 달러에 트위터를 사겠다고 해놓고는 갑자기 발 빼겠다고 해서 트위터에게 고소를 당한 일론 머스크겠죠. 역시나, 해당 내부고발 소식이 나온 다음 주에 일론 머스크의 법무팀이 젯코를 증인으로 소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젯코의 내부고발 내용 중에는 "트위터 경영진이 매출 증대를 우선시해서 스팸 계정을 줄이는데 노력을 쏟지 않았다"라는 내용도 있었기 때문에 이 주장과 관련된 증언을 받아내려는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젯코의 내부고발에서 해당 내용은 지나가기만 할 뿐이고, 일론 머스크가 애초에 인수계약을 파기한다면서 댄 이유인 스팸 계정의 숫자가 너무 많다는 주장 자체가 증명하기 쉽지 않아서 젯코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하는데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차라리 아예 재판의 방향을 틀어서 트위터가 이러한 느슨한 보안 의식에 대해 머스크에게 제대로 고지 안 했다는 주장을 펴면 더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없진 않으나, 재판이 이미 준비되는 과정에서 갑자기 나타난 증인을 이용해서 주장 자체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판사에게 좋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광고 포함 요금제, 기존 가격의 반값 정도
넷플릭스가 올해 시작된 가입자 감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 중 하나로 내놓은 광고 포함 요금제의 윤곽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이 요금제의 가격은 월 7달러에서 9달러 사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가 맨 처음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의 가격이 7.99달러였음을 생각하면 그간 얼마나 가격이 오른 것인지 실감이 납니다. 지금의 넷플릭스 요금제는 미국 기준 9.99달러에서 시작해 19.99달러까지 갑니다. 올해 내로 몇몇 국가에서 시험 제공을 하고, 내년 초에 제공 국가를 확대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정보가 더 있는데요, 먼저 광고의 길이는 1시간당 4분 정도이며, 유아 및 어린이용 콘텐츠와 오리지널 영화에는 광고가 붙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미 몇몇 콘텐츠는 광고 포함 요금제에서는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과 오프라인 다운로드 기능을 아예 막을 것이라는 소식도 있습니다.
넷플릭스 측에서는 이 기사에 대해 "추측성 기사"라며 "아직 구상 중이며, 결정을 내린 것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위터에 드디어 편집 버튼이!
트위터가 그동안 그렇게도 말이 많았던 편집 버튼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몇몇 계정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테스트를 거치고 있고, 이번 달 말에 배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무한정 편집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트윗 하나당 최대 30분의 범위 내에서만 편집이 가능하며, 편집한 이력은 모두 남습니다. 트위터 측에서 "몇 번(a few times)의 편집이 가능하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횟수에도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유료 구독형 요금제인 트위터 블루 요금제에 가입한 사용자들에게만 제공됩니다.
트위터의 편집 기능은 트위터 사용자들의 가장 큰 요청 사항 중 하나였지만, 트위터 측은 해당 기능의 남용이 우려되어 기능의 적용을 망설였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른 내용으로 트윗을 퍼트려 놓고 슬쩍 트윗을 수정해 가짜 뉴스나 사기 트윗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전 CEO인 잭 도시는 2020년에 "편집 버튼을 넣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기까지 했다는데요.
비록 블루 구독을 해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쉽지만, 정말 필요하다면 블루를 가입할 좋은 구실이 되긴 하겠네요.
USB 4, 2배 더 빨라진다
USB의 표준을 관리하는 USB-IF에서 새로운 USB 4 표준을 발표했습니다.
여전히 USB-C 단자를 기반으로 하게 될 이 새로운 표준은 기존의 USB 4가 가지고 있던 40Gbps의 전송 속도의 두 배인 80Gbps의 전송 속도를 보입니다. USB 4의 기반이 된 썬더볼트 3이나 그 이후 버전인 썬더볼트 4도 40Gbps에서 그치는 걸 생각하면 USB가 처음으로 썬더볼트의 속도를 추월하게 됩니다. (인텔 역시 썬더볼트의 차세대 버전인 썬더볼트 5에서 최대 전송 속도를 80Gbps까지 높일 것이라는 내부 자료가 유출된 적은 있습니다)
이 새로운 USB 4 표준의 특징은 기존의 USB 4 케이블을 사용해도 80Gbps의 전송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지금 구매할 수 있는 40Gbps 지원 USB 4 케이블로도 새로운 USB 4 표준의 80Gbps 전송 속도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USB-IF는 이 새로운 표준의 기술을 파트너들과 공유하고, 아직 발표되지 않은 시기에 전면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편, 쿠도캐스트를 들으신 분들이라면 USB-IF에 마케팅 부서가 없다고 깐다는 걸 아실 텐데요, 그건 USB-IF가 표준을 작명하는 방법이 말 그대로 "지 꼴리는 대로"이기 때문입니다. USB 3.0 이후에 USB-IF가 내놓은 이름들을 나열해보자면:
- USB 3.2 Gen 1x1 (구 USB 3.0, USB 3.1 Gen 1)
- USB 3.2 Gen 2x1 (구 USB 3.1, USB 3.1 Gen 2)
- USB 3.2 Gen 2x2
대충 눈치채셨겠지만 새로운 버전이 나올 때마다 이름을 바꾸는 기괴한 버릇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이름을 붙였을까요? 바로... USB 4 Version 2입니다.
... 무슨 논리냐고요? 그걸 답하는 건 포기하렵니다. ¯_(ツ)_/¯
AI를 이용해 그린 그림은 예술인가?
콜로라도의 한 미술 경연대회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해 그린 그림이 대상을 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작품을 출품한 사람은 제이슨 알렌이라는 사람으로, Incarnate Games라는 보드게임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알렌은 미드저니(Midjourney)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사용해 그림을 만들었는데요. 물론 미드저니가 그냥 그림을 떡하니 내놓는 건 아니고, 사용자가 원하는 주제나 느낌 등을 입력하면서 조정을 하는 방식으로 그림이 완성됩니다.
이 과정에서 알렌은 그림을 몇백 개를 생성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를 조절했다고 하며, 이 중 가장 잘 나왔다고 생각한 세 점을 골라 캔버스에 프린트에 출품했다고 합니다. 비록 알렌이 직접 브러시를 잡은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알렌의 창의적 취향이 들어간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이 소식에 트위터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혹자는 "예술가적 기교가 이렇게 죽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쪽 산업도 인공지능에게서 안전하지 못하다면, 고급 기술직도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반응에 알렌은 "논란이 있을 줄 알았다"라며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을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이전에, 그 그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의 창의성은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만큼의 아이러니도 없다"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것도 사람의 그림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최소한 디지털) 브러시라도 쥐어야 그림을 그렸다고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