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추석 연휴가 되셨기를 바라며, 2022년 36주차 브리핑 시작합니다!
애플 "Far Out" 이벤트에서 다루지 않았던 내용들
애플이 지난주에 "Far Out" 이벤트를 열었죠. 발표된 제품들에 대한 내용은 다음 쿠도캐스트를 기대해주시고, 여기서는 이번 이벤트 때 같이 공개됐지만, 이벤트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내용을 다뤄보겠습니다.
- 애플케어+의 약관이 개정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우발적인 손상에 대한 보장 횟수가 무제한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입니다. 원래는 1년에 2회 보장이었습니다. 해당 변경은 모든 애플케어+ 제품군에 적용되며, 이미 애플케어+에 가입된 사용자에게도 소급 적용됩니다. (저도 제 아이폰 13 프로와 14인치 맥북 프로에 적용됐습니다.)
- iOS 16과 watchOS 9는 이 브리핑을 읽고 계신 시점에서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iOS 16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좀 더 다루는 걸로 하고, iPadOS 16은 이전 외신 브리핑 때 알려드린 대로 10월로 배포 시기가 변경되었으며, 그때 macOS 벤튜라도 같이 배포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이벤트 직후에 최종 버전에 가까운 RC 버전이 개발자들과 공개 베타테스터들을 대상으로 배포된 상태입니다.
- 애플 워치 울트라의 기능으로 소개됐던 "나침반 중간 지점" 기능이 포함된 새 나침반 앱은 watchOS 9를 통해 다른 애플 워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기능은 나침반 앱에서 관심 위치를 등록해놓으면 그 위치에서 현재 위치까지의 궤적을 GPS로 기록해놓아 길을 잃을 경우 손쉽게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 있게 해줍니다.
- WWDC에서 iOS 16의 새로운 기능으로 선보였던 아이클라우드 공유 사진 보관함은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아마 iPadOS 16과 macOS 벤튜라의 정식 배포 시기와 맞추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해당 기능은 최대 다섯 명의 사람이 각자의 사진을 나온 사람, 시기 등의 다양한 조건에 맞춰 사진을 각자의 보관함에 자동으로 공유해주는 기능입니다.
- 애플 워치 울트라의 밴드는 기존 애플 워치의 큰 사이즈(42/44/45mm)와 호환됩니다. 기존 애플 워치 밴드도 울트라에 사용할 수 있으며, 울트라와 함께 소개된 알파인 루프와 오션 밴드, 트레일 루프도 기존 애플 워치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작년에 출시된 3세대 일반 에어팟에 무선과 맥세이프 충전이 빠진 케이스를 제공하는 조금 더 싼 옵션이 추가됐습니다. 가격 차이는 단 10,000원입니다. 게다가 이미 출시한 지 1년이 넘은 만큼 오픈 마켓을 찾아보면 더 저렴한 무선 충전 케이스 버전을 찾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번에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발표된 제품들 전반에 걸쳐 가격이 더 비싸게 책정된 것은 이미 알고 계실 텐데요. (실제로 미국에서는 도리어 30달러 인하된 2세대 애플 워치 SE를 제외하고는 가격이 동결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기존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 또한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간단히 둘러본 결과로는 아이폰과 에어팟 라인업을 중심으로 가격이 인상됐으며, (맥과 아이패드는 그대로입니다) 정도가 조금씩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 가격 인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이미 6월에 엔화 가치의 추락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한 번 진행된 적이 있기에 이번이 두 번째 가격 인상입니다. 현재 가격 인상이 되지 않은 곳은 미국과 중국, 딱 두 나라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격이 인상된 제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더 찾으신 분이 있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 아이폰 SE 3세대: 590,000원 → 650,000원 (64GB 기준)
- 에어팟 2세대: 179,000원 → 199,000원
- 에어팟 3세대: 249,000원 → 269,000원 (무선 충전 케이스 제공 모델 기준)
- 에어팟 맥스: 719,000원 → 769,000원
- 매해마다 다양한 이유로 미국에서 아이폰을 직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번 아이폰 14부터는 주의가 요망됩니다. 이벤트에서 언급된 대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14와 아이폰 14 프로는 물리 심 슬롯이 제거되어 출시되며, e심만 지원합니다. 비록 이번 달에 3대 통신사가 e심 지원을 시작하긴 했으나, 대부분의 관련 요금제가 기존 물리 심에 물린 번호에 추가로 두 번째 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의 요금제인 데다가, e심 등록 시 정부 정책상의 이유로 인해 단말기의 IMEI 번호를 등록해야 하는 등 관련 정책이 난장판인 상태라 일단은 물리 심을 지원하는 기기를 사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굳이 이걸 언급하는 이유는 이미 이벤트 다음 날에 대학 후배에게서 직구 관련 질문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다 경험에서 나오는 거 아니겠어요.
스티브 잡스를 기리는 "스티브 잡스 아카이브" 론칭
스티브 잡스의 미망인인 로렌 파월-잡스가 복스 미디어가 주최하는 코드 콘퍼런스에서 "스티브 잡스 아카이브"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웹사이트는 스티브 잡스가 생전 한 말들과 이메일 등을 모아두었으며, 이후에도 계속 추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최상위에 있는 항목은 2010년에 잡스가 자신에게 보낸 이메일로, 인류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 아카이브의 소개 페이지에 따르면, 이 외에도 잡스가 의미 있다 생각한 가치와 그가 엿본 가능성을 전진시키기 위한 프로그램과 협력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 해당 코드 콘퍼런스에서는 스티브 잡스에 대한 주제로 애플 CEO 팀 쿡과 로렌 파월-잡스, 그리고 전 애플 최고 디자인 책임자인 조니 아이브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해당 대담이 열린 날은 공교롭게도 애플이 아이폰 14를 발표한 이벤트 당일이었습니다. 아직 해당 대담의 다시 보기는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디즈니가 트위터 인수를 포기한 이유
역시 코드 콘퍼런스에서 나온 소식입니다. 현재 트위터와 일론 머스크가 인수를 둘러싸고 소송전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는 마당에, 디즈니의 전 CEO이자 회장이었던 밥 아이거가 2016년에 트위터를 인수하려다 포기해야만 했던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해당 이야기는 아이거가 자신의 자서전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었고, 실제로 기사로도 나오기도 했었죠. 하지만 완전한 그림이 나오지 않아 애초에 왜 디즈니가 트위터를 인수하려 했는지, 그리고 막판에 인수를 철회했는지에 대한 완전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는데, 이번에 그 이야기가 나온 것입니다.
아이거에 따르면, 디즈니가 트위터의 인수를 고려한 것은 디즈니의 고유 IP를 효율적으로 배급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이거의 말만 들어서는 원래는 지금의 단순한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이상의, 소셜 미디어의 장점 등이 결합된 디즈니 IP 전용 배급 플랫폼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에 이런 플랫폼을 고려하고 있을 때, 이런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려니 이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보다도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고민이었고, 마침 트위터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인수를 추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트위터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물론 머스크가 주장하는 봇 문제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심각했던 것은 트위터에 팽배한 다양한 혐오 발언과 이러한 발언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문제들이었습니다. 디즈니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접해본 적이 없었고, 이를 제어하려는 시도 자체가 디즈니에게 상당한 자원 소모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결국, 인수 직전까지 갔지만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결론적으로, 세계 1위의 미디어 기업도 자신들이 아닌 유저들이 올리는 콘텐츠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무가 두려워 트위터의 인수를 포기했다는 말이 되겠네요. 역시 트위터는 마경인 걸까요. (...)
마그나 슈타이어, 미국에 공장 설립 검토 중
마그나 슈타이어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역으로 자동차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마그나 슈타이어는 자동차계의 폭스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양한 차종의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팔리는 BMW인 5시리즈와 Z4, 도요타의 현세대 수프라(Z4와 플랫폼을 공유합니다), 메르세대스-벤츠 G 클래스, 재규어 I-페이스 및 E-페이스 등 유럽 유명 자동차 제조사의 일부 모델을 위탁 생산하는 곳입니다. 소니의 전기차 콘셉트인 비전-S 02의 프로토타입도 마그나 슈타이어가 생산했습니다.
이런 마그나 슈타이어가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마그나 슈타이어의 부사장인 칼 바흐마이어는 "미국 시장에 진입하려 한다. 현재 공장 부지를 적극적으로 찾는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아직 공장을 지을 만한 지역 후보군을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캘리포니아 주는 제외됐다고 밝혔습니다. 아마 캘리포니아 주의 제조 산업 규제가 상당히 강력한 편이라 애초부터 제외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친환경적인 공장을 짓겠다고 하며, 이를 위해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부는 부지를 선정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을 활용하겠다는 것이죠.
마그나 슈타이어가 미국 공장 설립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바로 지난 외신 브리핑에서 두 번이나 다룬 적이 있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때문입니다. 해당 법안이 법으로 발효되면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최종 조립이 북미 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요,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국에서 보조금 혜택을 못 받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북미 지역에 갑작스럽게 생산 능력을 갖추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인데, 대표적으로 올해 막 첫 삽을 뜬 현대차의 새 공장은 2025년에나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마그나 슈타이어는 이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입니다. 미국에 공장을 지어두고 다양한 제조사들의 전기차를 위탁 생산하려는 계획인 셈이죠. 이는 북미 지역에 공장을 세울 능력이 없는 제조사들에게도 좋은 대체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PS5, 또 다시 내부 재설계
지난 외신 브리핑에서 소니가 PS5의 가격을 인상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이와 함께 호주에서 새로운 마이너 수정 모델이 등장했다는 소식입니다.
CFI-12xx번대의 모델명을 가지는 새로운 모델은 사실상 공정개선 모델인 것으로 보이며, 이전 모델들과 비교해 마더보드의 크기가 상당히 줄어들었고, 이 새로운 마더보드를 기반으로 한 냉각 구조가 새로 적용되었습니다. 또한, 전반적인 소비 전력도 10% 정도 감소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다이어트를 통해 무게가 더욱 가벼워졌다고 합니다.
PS5는 이미 작년에 CFI-11xx번대로 한 번 내부를 재설계한 버전을 출시한 적이 있으며, 여기서는 내부 히트싱크 등의 면적을 줄여서 냉각 성능을 조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행히도 첫 출시 모델인 10xx번대 모델이 냉각 성능을 과도하게 설계한 것인지는 몰라도 장시간 구동 성능에 큰 영향은 없었다고 합니다.)
마더보드가 작아진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12xx번 모델부터 공정이 개선된 신규 SoC를 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TSMC의 7nm 기반 AMD 개발 SoC를 쓰고 있는 PS5는 올해 들어 6nm로 공정을 줄인다는 보도가 꽤 많이 나왔었습니다. 공정을 줄이면 같은 생산 과정에서 더 많은 칩을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원가를 절약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며, 같은 성능을 더 적은 전력과 열로 낼 수 있습니다.
특별 추가: iOS 16, 정식 배포!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시점에서는 이미 iOS 16이 정식 배포를 시작했을 겁니다. 미국 시각 12일 아침, 한국 시각 13일 새벽부터 배포가 시작되었는데요. 주목할 만한 기능 다섯 가지를 한 번 추려봤습니다.
- 새로운 잠금 화면: 잠금 화면이 첫 iOS 이래로 가장 획기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시계의 서체 및 디자인을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경으로 설정하는 사진에 필터를 더하거나, 자동으로 배경과 피사체를 분리하여 시계를 살짝 뒤에 위치시키는 효과도 가능합니다. 시계 아래에는 상시표시형 위젯을 다양하게 위치시킬 수 있고, (이 부분은 써드파티 앱들이 추가적으로 지원해줘야 하며, 현재는 캘린더 일정이나 날씨, 대기질, 배터리 상태, 애플 워치 활동 링 등의 기본적인 위젯이 제공됩니다) 배경 사진의 피사체를 강조하기 위해 알림은 아래에 모이게 되며, 음악이나 팟캐스트 등의 미디어를 플레이하고 있으면 옛날 iOS 버전처럼 앨범 아트가 전체를 채우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잠금 화면은 애플 워치의 페이스처럼 여러 개를 미리 만들어둘 수 있으며, iOS 15에서 소개된 집중 모드에 따라 다른 위젯과 배경 사진을 설정해둔 잠금 화면으로 자동으로 바뀌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 라이브 텍스트: iOS 15에서 카메라나 이미지 등에서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라이브 텍스트"라는 기능이 소개됐었는데요. 당시에는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서 반쪽짜리 기능이었습니다. 하지만 iOS 16부터는 한국어를 추가적으로 지원하면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메라나 이미 찍어놓은 사진, 혹은 웹 브라우저에서 보는 이미지에 있는 텍스트를 복사하거나, 전화 번호 등의 특수 데이터 타입인 경우, 바로 관련 앱을 사용할 수 있기도 합니다. iOS 16에는 여기에 추가로 동영상에서 라이브 텍스트를 지원하고, 통화 변환 등 추가적인 조작 없이 탭 한 번만으로 다양한 데이터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 메시지 앱의 새로운 기능들: 아이메시지를 사용하는 분들은 많진 않겠지만, 혹여나 사용하는 여러분들을 위한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이 있습니다. 먼저,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15분 이내로 편집이 가능하며, 2분 이내로는 삭제도 가능합니다. 또한, 메일 앱처럼 이미 읽은 메시지를 안 읽음 상태로 처리해두는 것도 가능합니다.
- 집중 모드 필터: 기본 캘린더 앱이나 메일 앱, 메시지, 사파리 등에서 집중 모드에 따라 필터를 이용해 해당 모드에서만 필요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 모드에서는 회사 계정의 캘린더나 메일함만 확인할 수 있는 식입니다. 집중 모드 필터는 API도 있기 때문에 써드파티 앱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햅틱 키보드: 이건 개인적인 완소기능(Z세대는 이런 표현 안 쓰죠...?)인데요, 애플이 아이폰의 그렇게 햅틱이 좋다고 자랑을 한 지가 어언 7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햅틱 키보드를 지원합니다. 다만 이걸 켜는 설정 메뉴 위치가 좀 이상한 곳에 있긴 합니다. 키보드 설정 안에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사운드 및 햅틱 - 키보드 피드백 메뉴 안에서 햅틱을 켜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당부드릴 말씀은, 업데이트 전 백업은 한 번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