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마다 트위터 본사가 위치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또 어떤 어메이징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아마존도 인력 감원을 피할 수 없었다
또 다른 인력 감원이 IT 대기업을 후려쳤습니다. 바로 아마존입니다.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이 약 10,000명 정도의 인력 감원을 15일(현지 시각)부터 실시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 감원은 대부분 알렉사 팀과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인 루나 팀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인력 감원보다는 더 필요한 팀에 재배치하는 방향으로 감원을 피해왔었는데, 이마저도 되지 않아 결국 감원을 실시했다는 듯합니다.
제프 베조스에 이어 아마존의 새 CEO가 된 앤디 재시는 높은 강도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재시는 단 한 곳을 제외한 모든 미국 내 고객지원 센터의 문을 닫았고, 아이들을 위한 화상 전화 프로젝터나 배달용 로봇 같은 다수의 대중에게 어필할 수 없는 제품들을 과감하게 중단시켰습니다. 또한, 미국 내에 있었던 오프라인 서점들이나 팝업 스토어 등을 전부 영업 종료시키기도 했습니다.
한편, 아마존은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었던 IT 기업들 중 최초로 1조 달러 아래로 추락한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테라노스의 엘리자베스 홈즈, 징역 11년 선고
2010년 중반기를 회자했던 희대의 사기꾼이라 불리는 엘리자베스 홈즈가 징역 135개월, 즉 11년 3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스탠퍼드 대학교를 중퇴하고 2003년에 테라노스를 설립했습니다. 테라노스의 목표는 손끝에서 채취한 피 한 방울로 질병 진단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검사 전문 기계인 에디슨을 개발했고,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인 월그린스와 계약을 맺고 에디슨 검사 키트를 출시했습니다. 키트에 혈액을 채취해 테라노스 본사로 보내면 각종 질병 검사 결과를 우편으로 부쳐주는 방식이었습니다. 홈즈와 테라노스는 루퍼트 머독 폭스 회장을 비롯한 쟁쟁한 유명 인사들에게 투자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월 스트리트 저널의 기자인 존 커레이누가 의구심을 갖고 테라노스를 심층 취재하자, 에디슨이 실제로는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실제로 테라노스가 검사할 수 있다고 주장한 250여 가지의 검사 중 단 10여 가지를 겨우 검사 가능했고, 나머지는 다른 검사 기관에 외주를 줘서 검사를 해 왔음이 밝혀졌습니다. 테라노스의 시가총액은 증발했고, 홈즈와 COO이자 연인이기도 했던 라메쉬 발와니는 기소당했습니다. 테라노스의 몰락은 제대로 된 기술 검증도 없이 묻지 마 투자를 했던 미국 스타트업 업계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되었습니다.
재판은 2020년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었고, 2021년이 되어서야 먼저 홈즈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습니다. 그러고 결국 3건의 전신 사기와 1건의 전신 사기 미수라는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홈즈의 변호인단은 82페이지에 달하는 감형을 간청하는 편지를 올리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11년이 넘는 징역형을 살게 되었습니다.
홈즈의 이야기는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주연한 "드롭아웃"이라는 드라마로 각색되기도 했으며, 이 드라마는 디즈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듣자하니 꽤 잘 만들었다고 하니 궁금하시다면 시청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도 궁금하지는 않겠지만, 이 글은 디즈니+의 협찬을 받지 않았음을 밝혀둡니다.)
4년만에 돌아온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예매 사이트를 파괴하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내년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4년 만에 진행하는 콘서트 투어의 예매가 열리자마자 이를 호스팅 하는 티켓마스터의 시스템이 과부하로 주저앉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문제는 이게 15일(현지 시각)에 "인증된" 팬들 대상으로만 열었던 사전 예매였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아이유 콘서트 예매를 공식 팬클럽인 유애나 대상으로 먼저 연 것과 비슷한 방식인 셈입니다. 인증된 팬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방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무튼)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임을 인증하면 이 1차 사전 예약 때 먼저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 것인데요.
티켓마스터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총 350만 명이 지원을 했고, 최종적으로 150만 명의 인증된 팬들에게 먼저 구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사이트에는 인증된 팬들 외에도 혹여나 싶은 기대감에 몰린 사람들이나 리셀러들까지 몰리면서 1,400만 명이 몰렸고, 총 35억 건에 달하는 페이지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티켓마스터의 역사상 가장 높았던 페이지 요청의 네 배를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와중에 2백만 장의 티켓을 판매했으며, 모두 인증된 팬들에게만 티켓이 돌아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기록은 하루에 하나의 아티스트가 판매한 최대 콘서트 티켓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날에 이 콘서트를 후원하는 은행 캐피털 원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예매까지 포함하면 총 240만 장이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8일로 예정되어 있던 일반 예매는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상황에 테일러 스위프트 본인도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그녀는 "몇 번이나 (티켓마스터 측에) 수요를 견딜 수 있을 것이냐고 질문했었고, 그들은 가능하다고 답했다"라며 "240만 명이나 되는 팬들이 티켓을 구매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너무나도 감사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몇 번이나 곰에게 습격을 받은 것 같은 경험을 했다는 것은 나를 매우 화나게 만든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여기에 미국 법무부도 한 숟가락 얹을 전망입니다. 티켓마스터의 모기업인 라이브 네이션은 2010년에 티켓마스터를 합병하면서 이러한 온라인 티켓 예매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는 것인데요, 이미 이 사건 이전부터 라이브 네이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민주당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도 "라이브 네이션이 티켓마스터를 합병하지 말았어야 했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며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출시된 지 3년이 다 되어서야 품절대란을 일으킨 카메라가 있다?
후지필름이 "예상치 못한 수요"로 인해 X100V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주문을 일시적으로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단 현재로서는 일본 내수시장에만 한하는 것 같지만, 이게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인지는 불명입니다.
여기서 의아한 점은 X100V가 2020년 3월에 판매를 시작한 카메라라는 점입니다. 출시한 지 무려 3년이 다 되어가는 셈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왜 후지필름도 수요를 못 따라잡는 기현상이 뒤늦게야 벌어졌을까요?
정답은 바로 틱톡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진 및 카메라 전문 웹 매체인 페타픽셀에 따르면, 틱톡에서 #fujifilmx100v라는 해시태그 아래에 무려 430만 건의 시청 카운트가 달려 있으며, 중고가도 이에 따라 고공행진 중이라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카일리 캐티치라는 사진작가가 틱톡에 "보정을 하지 않아도 필름 감성이 나오는 카메라"라며 X100V를 소개한 영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후지필름의 카메라들은 과거에 필름을 만들었던 기업답게 JPEG 프로세싱 단계에서뿐만 아니라 RAW에서도 필름의 느낌을 재현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제공하는 편이며, 이런 부분이 레트로 감성을 찾는 Z세대와 잘 어울린 게 아니겠냐는 추측입니다. 그러면서 2000년대의 초기형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유행이 또 재점화된다는데.. 굳이?
이게 정말 트위터의 끝일까?
지난주의 대량 정리 해고 이후, 트위터는 평화로웠을까요? 답은.. 뻔하죠.
먼저, 7,500명의 정직원 중 반 정도를 타노스 스냅한 것도 모자라서 5,500여 명의 계약직 직원들도 정리 해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들 또한 정직원들이 정리 해고를 당했을 때와 비슷하게 어떠한 공지 없이 내부 전산에 로그인이 안 되는 것을 보고 해고당했음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거기에 이 직원들을 관리하는 매니저들에게조차 해고 사실을 통보하지 않아서 내부 전산에서 이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난 뒤에야 해고 사실을 알았을 정도라고 하죠.
거기에 머스크가 자신을 비판하는 직원들도 해고하기 시작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에릭 프론호퍼라는 트위터의 안드로이드 공식 앱 개발자였는데, 트위터 공식 앱이 홈 타임라인을 불러오는 방식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느리다는 지적을 한 머스크의 트윗에 공개적으로 반박을 했습니다. 그 이후 머스크는 트위터에 "얘 해고함"이라는 트윗을 올렸고, 프론호퍼는 거기에 트위터 직원들이 해고당할 때 보내는 경례 이모지를 올렸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명의 직원들이 트위터를 통해 일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잘렸다고 밝혔으며, 심지어 내부 슬랙에서 비판적인 언사를 날린 직원 또한 해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위에 더 버지의 기사를 보시면 이렇게 해고당한 직원들이 올린 트윗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 머스크는 16일 (현지 시각) 즈음에 직원들에게 내부 이메일을 발송합니다. 새벽에 도착한 이 이메일에서 머스크는 앞으로 트위터가 살아남으려면 "하드코어해져야 한다"라며 "여기에는 높은 업무 강도와 초과 근무가 포함될 것"이고, "높은 업무 성과를 보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적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찬성한다면 현지 시각 목요일 17시까지 첨부된 구글 폼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해야 한다고까지 남겨뒀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목요일이 되자, 직원들의 대량 사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낌새가 좋지 않음을 느낀 머스크는 몇몇 필수 인원이라고 생각한 직원들과 화상 통화를 하며 간청하기도 했지만, 머스크에게 질려버린 직원들은 기한이었던 17시가 되자 화상 통화를 끊어버리는 것으로 사의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트위터에서는 직원들에게 일시적으로 직원들의 출입을 월요일까지 금한다는 내부 공지를 내보냈습니다. 사의를 표명한 직원들이 혼란을 틈타 사무실에 무단출입하여 민감한 정보를 빼갈까봐 그랬다고 합니다. 정확한 숫자는 아직도 집계가 안 되었다고는 하나, 최소 수백 명에서 많게는 1,200명 정도의 직원들이 사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 전의 정직원 수인 7,500명에서 머스크의 타노스 스냅으로 반 정도, 그리고 1,200명이 제 발로 회사를 나갔으니 2,500명 정도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단 2주 사이에 트위터 정직원의 2/3이 해고당했거나 사임한 셈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자 소셜 네트워크 트위터에서는 서비스의 셧다운이 목전이라는 불안감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불안감의 가장 큰 이유는 트위터의 신기능 개발은 고사하고 매일매일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관리하는 핵심 인력 또한 줄줄이 사임한 것이 이유가 컸습니다. 해시태그 #RIPTwitter가 한국에서도 랭킹 상위를 차지하고, 트위터 대신 쓸 대체 서비스를 찾는 수요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와중에 머스크는 "중요한 사람들이 아직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기도 했고, 혐오성 트윗을 아예 지우는 대신 알고리즘 타임라인에서 뜨는 순위에서 가장 최후 순위로 미루는 방식으로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복구 여부를 투표로 부쳤으며, 결국 51.8%가 복구에 찬성해 트럼프의 계정을 복구시켰습니다.
이제 앞으로 트위터는 어떻게 될까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일단 직원들의 대규모 사임 이후에도 플랫폼 자체는 최소한 표면상으로는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번 주부터 월드컵이 열립니다. 이러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대응 능력을 시험하는 무대가 됩니다. 시스템을 유지할 핵심 인력이 회사를 관둔 상태에서 과연 트위터가 제대로 동작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트위터가 과거에서 맞닥뜨렸던 수많은 혐오 트윗들을 비롯한 콘텐츠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할 것입니다.
뉴욕타임스 기사에 있었던 씁쓸한 문장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그만두고 싶었던 한 직원은 자신의 직속상관을 찾았지만, 하도 많은 사람들이 그만두는 바람에 찾는데만 이틀이 걸렸다. 상관을 겨우 찾아내고 난 후에야 그녀는 사직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그다음 날, 그 상관도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