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의 피해자들의 명복과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바라며 43주차 외신 브리핑 시작합니다.
애플 임원: "유럽 연합의 법에 따를 수밖에 없다"
최근에 유럽 연합에서 충전기 포트의 규격을 USB-C로 통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죠. 이에 대해서 애플의 고위 임원이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이 주최하는 WSJ Live에 출연한 수석 세계 마케팅 부사장인 그렉 조스위악 (Greg Joswiak)은 유럽 연합이 새롭게 발효한 법에 대한 질문을 받자 "따를 수밖에 없다"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물론 이게 어떻게 보면 곧 아이폰도 USB-C로 옮겨간다는 루머들을 확인 사살시키는 한 마디가 될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USB-C라는 말은 안 나왔으므로 해석을 하려면 여러 방법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예전에 나돌았던 말처럼 애플이 포트를 완전히 없앤 아이폰을 내놓는다고 해도 이 법을 준수할 수 있습니다. 유럽 연합의 새 법은 무선 충전에 대해서는 예외로 두고 있으니까요. 또한 2024년 11월 이후에 출시되는 제품들에 한해서이기 때문에 애플이 마음만 먹으면 2024년에 나오는 아이폰(16이 되겠군요)까지 라이트닝을 계속 쓸 수 있긴 합니다.
물론, 이미 루머 쪽에서는 내년에 나오는 아이폰 15부터 USB-C 단자를 채용한다는 얘기가 열심히 나오고 있습니다. USB-C가 15 프로만 채용될지, 아니면 일반 15에도 채용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네요.
그 외에도 이 인터뷰에는 다양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오니 시간과 영어 실력이 되신다면 한 번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애플과 앱 스토어의 논란 주간
애플의 앱 스토어에 있어서 상당히 시끄러운 한 주였습니다.
먼저, 앱 스토어의 가이드라인이 개정되었는데요, 여기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바로 일명 "부스트 포스트"에 관한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돈을 내고 인위적으로 노출 빈도를 늘리는 "광고성 포스트"인 셈입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제 사용자가 앱을 통해 이러한 광고 자리를 구매하더라도 애플에게 30%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즉, 애플의 자체 인 앱 결제 시스템을 써야 한다는 것이죠. 여태까지는 이러한 광고성 포스트를 구매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이유로) 애플의 인 앱 결제 시스템의 사용 의무에서 면제된 상황이었습니다.
이 새로운 조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바로 메타입니다. 이미 비슷한 기능이 있는 트위터나 틱톡 같은 다른 업체들은 이미 인 앱 결제 시스템으로 전환한 상태였기 때문에 애플의 약관 개정은 그냥 대놓고 메타를 노렸다는 것입니다. 메타 측도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는데요, 대변인인 톰 채닉은 더 버지에게 제공한 입장문에서 "애플은 디지털 경제의 환경 속에서 계속해서 자사의 사업 성장을 위해 써드파티를 사보타주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애플의 사업 성장이란...
... 당연히 광고를 얘기하는 것이겠죠. 애플이 최근 들어 서비스 사업 부문의 성장을 위해 계속해서 광고를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앱 스토어에서 각각의 앱을 소개하는 페이지에도 광고를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도박성 앱의 광고가 카테고리를 불문하고 등장하는 일이 생겨 많은 개발자들이 항의를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팟캐스트 앱 오버캐스트의 개발자인 마르코 아르멘트가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항의에 애플은 다음 날 도박성 앱의 광고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일련의 사단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이 추가적으로 성장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 나온 결과로 볼 수 있겠지만, 중요한 질문은 과연 어디까지 가야 할 것인가.. 겠죠.
엑스박스 필 스펜서, "엑스박스 콘솔이나 게임 패스 모두 언젠가는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위에서 언급했던 WSJ Live 발 또 다른 소식입니다. 엑스박스의 수장인 필 스펜서 또한 인터뷰에 등장했는데요, 여기서 엑스박스 콘솔이나 게임 패스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펜서는 "몇몇 제품의 가격을 올려야 하겠지만, 일단 이번 연말 시즌에는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콘솔이나 각각의 게임, 그리고 게임 패스의 가격을 여태까지 유지해왔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 가격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가격을 올려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펜서는 지난 8월 소니가 PS5의 가격을 올렸을 때 엑스박스의 가격 인상은 계획에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짜잔! 역시 절대라는 건 없군요.
트위터, 일론 머스크 시대를 열다.
지난 28일에 일론 머스크가 합의한 대로 주당 54.20달러(약 77,000원), 즉 44억 달러(약 6조 3천억 원)에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다시 비상장기업이 되었습니다. 상장폐지는 11월 8일에 예정되어 있으며, 그때부터 모든 주주들에게 주당 54.20달러의 지분 보유금이 지불된다고 합니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접수하면서 이미 몇몇 임원은 곧바로 해고당했습니다. 여기에는 CEO인 파라그 아그라왈과 CFO인 네드 시갈, 정책 담당인 비자야 가드, 법률 고문인 션 에드겟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들 모두 1,120만 달러(약 159억 원)에서 많게는 3,870만 달러(약 550억 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받았으니 이들 입장에서는 지난 4월부터 계속됐던 머스크와의 기나긴 협상(이라 쓰고 머스크를 상대해야 했던 지옥 같은 나날들)에 대한 보상금 개념이라고 봐도 되겠죠.
문제는 일반 직원들입니다. 이미 머스크가 기존 직원의 75%가량을 해고시킬 것이라는 루머도 돌았던 가운데, 실제로 머스크가 대량 정리해고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뉴욕타임스를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정확한 숫자는 아직 파악이 되고 있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11월 1일 이전에 결정되어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11월 1일에 직원들이 성과급 개념으로 스톡 그랜트(상장사의 주식을 성과급 대신 받는 것)를 받기 때문입니다. 11월 8일에 상장폐지를 앞두고 직원들이 주식을 받으면 머스크 입장에서는 나가야 할 돈이 더 생기는 셈입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라는 고정 가격으로 인수하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상장폐지일 이전에 직원들에게 스톡 그랜트를 나눠주게 되면 그 부분에 대한 비용도 추가로 지불해야 하겠죠.) 이를 막기 위해 머스크 입장에서는 스톡 그랜트를 위한 신주 발행이 이뤄지는 11월 1일 이전에 정리해고를 진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머스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콘텐츠 관리 및 감독과 관련된 문제인데요, 더 버지의 편집장인 닐레이 파텔이 일론 머스크에게 보내는 글(제목은 무려 "일론, 지옥에 온 걸 환영해"입니다.)에서 발췌를 하면서 맺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소셜 네트워크의 피할 수 없는 진실은 바로 이들이 파는 제품은 결국 콘텐츠 관리라는 것, 그리고 모든 사용자들이 그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을 싫어한다는 거야. 콘텐츠 관리라는 것을 만드는 것이 바로 트위터야. 트위터뿐만이 아니라 인스타그램도, 틱톡도 그래. 그들 모두 좋은 것은 장려하고, 나쁜 것은 지양하도록 유도하며, 매우 나쁜 것은 지우려고 하는 거지. [중략] 이제 당신도 이 사업을 하려는 거야. 이걸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당신은 이제 도저히 변호할 수 없는 발언을 변호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될 거야. 혹여나 갑자기 마음을 바꿔서 트위터의 성장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콘텐츠 관리와 각국 정부의 다양한 표현에 대한 규제에 저항하기 시작한다면, 당신의 팬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무튼,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당신이 하고 싶어서 한 거였잖아.